Saturday, August 25, 2007

언젠가 황석영이란 분께서

언젠가 황석영이란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단다.
대구에서 문인들 모임이 한번 있었지. 스무나뭇이 모였는데, 말석에 어떤 ‘지방 문인’이 하나 끼여들어 앉더라구. 그의 맞은편에는 김지하 씨가 앉았고. 그 ‘지방 문인’이 김지하 씨한테 이러는 거야. “김부식은 명문장이고, 이완용은 명필이다!” 듣다못해 내가 냅다 소릴 질렀지. 아니 그럼 동학농민혁명 때 삼식이가 일본군 총에 맞아 죽으면서 “이완용은 명필이다!”하고 죽냐? “이완용은 매국노다!”하고 죽지! 이완용이 명필이란 얘긴 뭐냐? 문학의 사회성을 떠나서 순수 문학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얘기거든. 뻔한 얘기지. 김부식이고 이완용이고 다 반동 아냐? 사회적으로 볼 때 그런 반동도 글씨 잘 쓰고 글 잘 지으면 다 훌륭한 예술가 아니냐는 거지.
지금도 똑같아. 뭐 다를 게 있어? 조선일보의 수구반동 논리도 존중해야 한다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니까 극우 파쇼적인 논리도 존중해야 한다고? 아니 그럼 광주학살 때 삼식이가 총맞아 죽으면서 “조선일보의 극우 파쇼적인 논리도 존중해야 한다!”라고 외치면서 죽어야 하냐? “조선일보는 우리를 폭도로 몰았다!”고 외치면서 죽지!
갑자기 생각이 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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